“자외선차단제를 세 번이나 바꿨는데 똑같아요”
제 진료실에 오시는 분 중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민감성 피부용으로, 유기자차에서 무기자차로, 저자극 제품으로 몇 번을 바꿔봤는데도 코 옆과 미간이 화끈거린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품을 바꿀 때마다 잠깐은 괜찮은 것 같다가 며칠 지나면 다시 그 자리가 붉어지고 각질이 뜬다면, 제품 성분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 자리의 피부 상태입니다.
얼굴 지루성피부염은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지루성피부염은 피지선이 몰려 있는 자리를 따라 번집니다. 두피에서 시작해 이마, 눈썹 사이, 코 옆, 입가로 이어지는 경로가 전형적입니다. 이 자리는 원래도 피지 분비가 많고 각질 턴오버가 빠른 곳인데, 여기에 염증성 변화가 겹치면 피부 장벽이 얇아지고 외부 자극에 훨씬 예민해집니다. 자외선차단제의 유화제나 방부제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장벽이 약해진 자리에 무언가를 덧바르는 행위 자체가 자극으로 느껴지는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천안에서 진료를 보다 보면 이 부분을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 성분표를 몇 번이나 비교해 가며 가장 순한 제품을 고르셨는데도 증상이 그대로라면, 성분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리에 이미 진행 중인 지루성피부염을 놓치고 있었을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폐쇄성 제형이 조건을 더 나쁘게 만듭니다
자외선차단제는 특성상 피부 위에 막을 형성합니다. 이 막은 피지와 땀의 배출을 더디게 만들고, 이미 열이 몰려 있는 자리에서는 그 열과 피지가 더 오래 고여 있게 됩니다.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나 실내 난방이 강한 시기에 유독 화끈거림을 호소하시는 분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제품을 얇게 바르거나 자주 덧바르지 않아도 증상이 반복된다면, 제형 문제보다 그 자리의 염증 조건 자체를 먼저 정리하는 쪽이 순서상 맞습니다.
제가 보는 방향
저는 얼굴 지루성피부염을 볼 때 피부 겉면의 자극 원인을 하나씩 바꾸는 것보다, 피지와 열이 특정 부위로 몰리게 만드는 체내 조건을 함께 살핍니다. 면역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상태에서는 어떤 제품을 올려도 자극으로 느끼기 쉽기 때문에, 그 반응성 자체를 낮추는 쪽에 치료의 무게를 둡니다. 제품을 계속 바꾸는 대신 지금 피부 상태를 먼저 확인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진료 안내
화·수요일은 10시 30분부터 19시까지, 월·금요일은 야간진료로 21시까지 진료합니다. 1호선 쌍용(나사렛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4분 거리이며, 병원 빌딩 앞과 옆 화진식육식당 골목 안쪽에 주차하실 수 있습니다.
이지원 대표원장 · 사상체질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