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은 계속 바르는데 왜 그대로일까요”
진료실에서 아토피 크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세라마이드 들어간 걸로 바꿨는데도 그대로예요”, “바를 땐 괜찮은데 며칠 지나면 다시 따가워요” 하는 이야기입니다. 아산에서 오시는 분들 중에도 성분 좋다는 크림을 몇 개씩 써보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림 성분이 문제일 때도 있지만, 의외로 크림 자체의 상태가 문제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좋은 성분이라도 관리가 안 된 상태로 바르면 피부에는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개봉 후에도 계속 변합니다
보습크림은 개봉하는 순간부터 공기와 접촉하며 서서히 산화가 진행됩니다. 방부제가 적게 들어간 순한 제형일수록 이 속도가 더 빠릅니다. 개봉한 지 몇 달이 지난 크림을 손등에 발라보면 향이나 질감이 처음과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변화는 이미 피부 장벽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상태라는 신호입니다.
특히 여름철 차 안이나 화장대 위처럼 온도 변화가 큰 곳에 크림을 두는 경우, 변질 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아산처럼 낮 기온 편차가 큰 지역에서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보관 장소를 한 번씩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손으로 퍼서 바르는 습관
크림을 손가락으로 계속 퍼서 바르면 손에 있던 세균이 통 안으로 들어갑니다. 한 번 오염이 시작되면 크림 전체로 퍼지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이미 피부 장벽이 얇아진 아토피 부위에 이런 크림을 바르면, 성분 자체는 좋아도 오염된 크림 때문에 상태가 오히려 나빠질 수 있습니다.
튜브형 제품이라면 이런 문제가 덜하지만, 통에 든 제품을 쓴다면 작은 스패출러를 따로 두고 덜어 쓰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크림은 장벽을 보조할 뿐입니다
크림을 아무리 꼼꼼히 관리해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크림 문제가 아니라 몸 안쪽 상태를 봐야 합니다. 아토피는 피부 장벽만의 문제가 아니라 면역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상태이고, 여기에는 장 상태나 수면, 스트레스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조건이 함께 작용합니다. 크림으로 겉을 관리하는 동안 안쪽 조건이 계속 흔들리면, 같은 자리에 다시 올라오는 흐름은 반복됩니다.
저는 진료에서 크림 사용 방식을 확인하는 것과 함께, 그 크림이 왜 오래 효과를 유지하지 못하는지를 몸 상태 전체에서 짚어봅니다. 아산에서 오시는 분들 중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다 줄이는 과정에서 반동을 겪는 분들도 이 부분을 함께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 안내
천안미소로한의원은 1호선 쌍용(나사렛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4분 거리에 있습니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저녁 9시까지, 화·수요일은 저녁 7시까지 진료하며 토요일은 오후 2시까지 진료합니다.
이지원 대표원장 · 사상체질과 전문의


